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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09 "한국이 싫었다" 권상우의 인터뷰 전문 3
  2. 2008.10.06 기사 자체도 악플...

한국이 싫다고 해서 오늘 또 구설수에 오른 권상우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권상우 "어릴때부터 한국이 싫었다" 발언 '물의'

영화 잡지인 프리미어 3월호 실린 전문입니다. 아무래도 솔직한 성격과 조금 거침없는 발언이 아슬하기는 하지만 전체 분위기와 상관없이 한 부분만 뽑아서 기사를 썼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기사에 당했다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밥도 제대로 못 먹게 해서 미안하다. 짬뽕을 서서 먹더라.
소화가 잘 안 돼서 오늘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못 먹어서 그랬다. 위 기능이 원래 약하다.

성격이 급한 모양이다.
아주 많이 급하지.

낯을 가리나?
사람에 따라 다르다. 그런 편인 거 같다. 의외로. 처음엔 눈도 잘 못 마주치지. 말하는 건 좋아하는데.

달변인 건 잘 알고 있다.
사람들하고 말하는 게 좋다. 이렇게 앉아서.

당신을 <화산고> 때 처음 봤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때 사자성어 갖고 장난치던 것도 봤다.
난 그 때만 해도 영화는 만들면 무조건 400만은 되는 건 줄 알았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할 땐 잘 됐는데.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흥행이 걱정되나 보다.
<숙명>도 안 됐잖아. 송승헌하고 권상우하고 나왔는데 100만도 안 들었으니까 쪽 팔리지.

<야수>도 별로 아니었나?
그래도 100만은 넘었으니까. 이번에 한 편 안 되면 이젠 다들 권상우가 갔네 어쩌네 그럴 거 아닌가.

<숙명> 때 김해곤 감독이 그랬는데. 흥행 안 되면 배우들하고...
응. 다음에 다신 보지 말자고. 그래서 연락 안 하잖아. 농담이고. 난 그래도 가끔 전화 드리고 그런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왜 선택했을지 의아했다. 그런데 원작 소설을 읽는데 대사 몇 개에 꽂히더라.
<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제목도 억지로 쥐어 짜는 거 같잖아. 난 사실 원태연이란 사람을 잘 알지 못했다. 여자들처럼 열광적인 팬도 아니었고. 편하게 책을 읽어봤는데 전형적인 기획 영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진실하고 재미있는 부분이 있더라.

남녀의 대화가 인상적이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뭐야? 외로운 거. 제일 좋은 건? 밥 먹는 거. 이런 거?
그 런 부분에 관객들이 공감할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영화 볼 때 두 시간 내내 재미있어야 보는 건 아니잖아. 공감대가 있어야지. 10대나 20대 여자들이 보는 멜로라면 이게 맞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솔직히 내가 일본에서 이름도 있으니까. 일본 감성엔 <숙명>보단 이게 낫잖아.

<겨울연가> 같은 지점이 있지. 순애보 사랑 말이다.
안 봐서.

사실 멜로는 배우한테 더 어려운 장르다. 많은 감정을 요구하니까.
나 도 멜로를 좋아하는데 정말 배우가 접근하기엔 쉬운 장르가 아닌 거 같다. 성격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니까 짜증도 나지.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너는 내 운명>처럼 감정을 쏟아내는 영화는 또 아니니까. 그나저나 극장이 안 잡혀서 걱정이다.

박진표 감독 영화도 얘기가 있지 않았나? <내 사랑 내 곁에>는 왜 안 했나?
솔 직히 나하고 관련한 기사는 영화사가 자기 입장이라고 해서 단독으로 냈는데 되게 비겁했다. 그 영화는 돈이 꽤 들어가는 영화다. 돈이 별로 들어갈 게 없는 영화인 거 같아도. 내가 처음엔 영화계 사정이 어려우니까 개런티를 안 받겠다고 그랬다.

개런티를 안 받는다고?!
응. 안 받겠다. 대신에 나 때문에 생기는 일본 판권이나 이런 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권리를 주장하겠다고 했는데 안 된다는 거지.

그래?
그래서 안 됐지. 솔직히 박진표 감독님을 만나 뵙고 그러니까 너무 좋더라. 난 박진표 감독님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그래서 더 미안해서 연락을 못하고 있다. 열렬한 팬이니까. 나중에 혹시 기회가 되면 또 날 써주실지는 모르겠지만.

또 기회가 될 거다.
나 그 때 영화사도 많이 찾아갔다. 하지만 나도 소속사에 계약금을 받고 엮인 사람인데 어느 정도 권상우에 대한 보상을 (소속사에게) 줘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런데 전혀 없으니까. 아쉽더라. 우리 회사에서도 접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한국 영화판이 이렇게 잘못된 게 나 때문만은 아닌데. 그래서 결국 안 하겠다고 했더니, 그 때서야 모든 조건을 다 맞춰주겠다고 하는 거다.

빈정 상하지.
그렇지. 그렇다는 건 기 싸움을 한 거 아닌가. 그 동안.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안 한다. 그랬다.

박진표 감독님한텐 사람을 울리는 재주가 있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도 그렇게 울려야 한다.
울걸? 울 거다. 정말 울만한 포인트가 있다.

어떤 거?
내 가 연기한 케이라는 사람은 시한부 인생을 산다. 그래서 몸에 힘을 빼고 연기를 했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연기했다는 거지. 그렇게 억누르다가 몇 번 터뜨린다. 한 세 번 케이의 감정이 나온다. 그 때 관객도 울 거다. 웨딩 숍 앞에서, 꽃집에서, 그런 몇몇 장소에서 케이가 자기 안의 슬픔을 보여줄 때가 있다.

원태연 감독은 신인이다. 시인이면서 원작자이긴 하지만 감독은 처음이잖아. 잘 이끌어주던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모험이었던 건 감독님과 내가 서로 처음이었다는 거다. 어떻게 서로한테 맞출 수 있을지 모른다는 거였지. 그런데 난 늘 그렇게 신인 감독들하고 작업을 함께 했던 거 같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나 <야수>가 다 신인이었다. 유하 감독도 두 번째 작품이었고. 늘 모험적이었던 거 같네.

일부러 그런 건가?
하다 보니까. 솔직히 기회가 되면 다시 유하 감독님과 작업을 해보고 싶다.

<말죽거리 잔혹사> 끝나고 또 하기로 했었잖아.
<비열한 거리>를 내가 하기로 했었지. 그런데 또 빈정 상한 게 있어서....
배우는 어떤 감독을 만나느냐가 중요하다. 숨은 재능을 끌어내니까.
그 렇지. 점점 더 느낀다. 그래도 인간적인 게 중요한 거 같다. 점점. 능력도 중요하지만, 능력이 안 되도 나를 믿어주는 거 말이다. 이게 사람 냄새 나는 작업인데 그거 없으면 안 되지. 나도 겪으면서 실망한 게 몇 개 있었고. 아무리 뛰어난 연출자라도 그렇게 신뢰를 잃으면 작업 같이 못 한다.

유하 감독님도 이번에 <쌍화점> 찍으면서 고생을 많이 한 모양이던데.
솔직히 난 안 되길 빌었다.

헉!
잘 되지 않았나?

그럭 저럭 됐지. 그런데 말이다. 사람과 사람이 완전히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할 건 용서하는 관계가 쉽나.
(원)태현이 형이랑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나 사담을 나눌 때 잘 맞았던 거 같다. 남자들끼리 수다가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생각하는 케이랑 감독님이 생각하는 케이랑 많이 일치했다. 현장에서 조정할 게 별로 없었다.

케이는 아주 불쌍한 사람이다. 그래서 사랑으로 자기 인생을 완성시키고 싶어한다.
외로운 사람이다. 외로워서 사랑을 원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랑을 완전히 가질 수도 없다.

사랑이 누군가를 구원해줄 만큼 그렇게 대단한 건가.
적어도 나한텐 되게 중요한 거 같은데. 사랑 안 하고 어떻게 사나. 사랑은 사람을 안 늙게 하고 부지런하게 만드는 거 같다.

결혼이 곧 마지막 사랑인가. 끝이어야 하니까 끝이면 안 되는 거잖아.
그렇지. 마지막 사랑이어야 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 사랑이니까 마지막인 거지.

아, 일단 축하 드린다. 아이가 생기면 결혼의 느낌도 완전히 다르다던데.
완전히, 다르다. 나도 실감이 안 난다. 우리 애긴가. 이게 내 새낀가. 예쁜데. 분명히 아내와 나를, 가족을 이어주는 고리이고 내 분신이잖아.

가족을 갖고 싶었나?
나 는 정말 가족을 갖고 싶었다. 나도 <슬픔보다 더 슬픔 이야기>의 케이나 크림처럼 외로움이 너무 많았던 사람이다. 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셨고 형이랑은 다섯 살 차이가 났는데 남자들끼린 그 나이 차이면 공감대도 별로 없잖아. 늘 혼자 지냈던 거 같다. 학교도 혼자 다니고 군대도 혼자 다녀왔고. 그래서 혼자 있다는 게 너무 싫었다. 가족이란 공동체를 어서 빨리 만들고 싶었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 계획에서 보면 이 나이쯤 해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외로워 하는 사람은 여자도 가볍게 못 만난다.
내가 그렇다. 누굴 만나도 늘 결혼을 생각했다. 그냥 가볍게 만나지 않았다. 언제나 결혼을 하고 가족을 이루는 걸 생각했다.

하지만 사랑엔 유효 기간이 있다.
당연히. 나도 환상에서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력이 필요하지. 연애를 오래 하면 지치잖아. 그런데 그럴 때마다 난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멜로 영화를 관객들이 보는 건 그 사랑의 완벽한 어떤 순간만을 옮겨놓았기 때문일 거다.
맞 다. 나도 결혼을 결정한 게 며느리로서, 와이프로서, 엄마로서 안 질릴 거 같은 여자를 만났기 때문이었다. 와이프가 남자에게 질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게 컸다. 그런 생각엔 아직 변함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말이다. 손태영 씨보다 내가 결혼을 더 잘 한 거 같다. 그냥 인터뷰성 발언이 아니라, 우리 어머니도 그런 말씀을 하신다. 내가 장가 잘 갔다고.

결혼할 즈음해서 잡지랑 화보 촬영할 뻔 했었지? 결국 엎어졌지만.
그 것도 성격이, 내겐 약속이 되게 중요하다. 남한테 어려운 소리도 안 하고 남이 나한테 어려운 소리 하는 것도 싫어한다. 남한테 폐 끼치는 게 싫다. 성격이 급해서 10만 원을 빌려서 몇 시간 후에 꼭 갖다 주겠다고 하면 꼭 줘야 한다. 약속이 나한텐 되게 중요하다. 그런데 약속을 안 지키는 일이 되게 많다. 이쪽에서.

아.
우 리가 최고로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먼저 제안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 가는 사람들도 아니고. 우린 뭔가 사진을 남기고 싶었던 건데. 갑자기 떠나기 며칠 전에 장소를 바꾸자고 하더라. 앞서 말한 영화사랑 똑 같은 거지. 빈정 상한 거지. 그것도 떠나기 이틀 전에 얘기하더라. 그러면 그냥 넘어갈 줄 알았던 거야.

둘이 어쩌면 배우여서 질리지 않는 건 아닐까.
사실 난 배우는 안 만나려고 했다. 내가 배우를 안 만나본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그건 짧은 자기 생각이고. 운명은 어쩔 수 없는 거지.

사랑은 이기적인 거 아닌가.
내가 사랑을 해보니까 남을 위한 사랑은 못한다. 질려서. 나한테도 좋은 사랑을 해야 한다.
<슬픔보다 슬픈 이야기>는 가장 이기적인 사랑을 가장 이타적으로 하는 이야기다.
그게 관객한테 통해야 하는데.

흥행이 많이 걱정되나 보다. <숙명> 때문인가.
쪽 팔렸지. 승헌이랑 내가 나왔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숙명>은 잘 될 수가 없는 제작 환경이었다. 촬영도 몇 번씩 중단됐고. 솔직히 난 후시 녹음도 안 했다. 배우들 가운데에서도 돈 못 받은 사람도 많다. 기본적인 약속도 안 지켜졌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김해곤 감독님도 많이 힘들어했다.
그래도 난 내 캐릭터가 재미있었다. 솔직히 승헌이보단 내 캐릭터가 재미있었지. 그게 재미나서 감독님하고도 즐거웠다. 흥행만 안 됐을 뿐인데. 그런데 <숙명>이 막 최악의 영화로 뽑히고 그러니까.

어디서 뽑았나? 기억하지?
어디더라. 기억했는데.

배우든 감독이든 영화든 다 평가의 대상이 되니까.
그런데 내가 봐도 냉정하게 잘 될 영화는 아니었다. 액션도 말도 안 됐지. 승헌이가 막 다 이기고.

솔직히 <숙명>을 보면서 대사를 잘 못 알아들었다.
후시를 안 했으니까. 영화 홍보도 안 했잖아. 난 아닌 건 안 한다. 그 때 난 바로 호주 갔었다.

성격이 급해서일까. 정확한 딕션이 힘든가.
그렇겐 생각 안 하는데? 이제까지 작업 하면서 발음 때문에 문제가 돼 NG가 난 적은 없다. 성격이 급하지. 그래서 그런 거지. 내가 정말 배우의 재능이 없고 보여줄 게 없으면 내 성격으론 절대 연기 안 한다.

배우로서 재능이 있고 보여줄 게 있다고 생각하나.
남들보다 보여줄 게 있고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자신이 없으면 나 일 안 한다. 어차피 평생 연기 할 생각도 없고.

기억난다. <화산고> 때도 신인 배우인데 평생 연기할 생각이 없다고 했었다.
그랬을 거다. 건방지고 싸가지 없게 들릴 수도 있는데 진심이다. 배우가 너무 친절하고 모범적인 것처럼만 보여서도 안 된다. 솔직할 땐 솔직해야지. 그러려면 배우는 뭐 하러 하나. 이렇게 활동하거나 인터뷰도 하지 말아야지.

세상 앞에서 당당하게 살고 싶은 모양이다.
나도 사람이니까 다 보여줄 순 없지. 남들이 50% 보여준다면 난 70%는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30%는 나도 사생활이란 게 있으니까.

어느 여배우를 만났더니 바로 그래서 힘들다더라. 남들의 시선 때문에 집에만 있다고 했다.
여배우 말을 어떻게 믿나. 거 참.

어? 그런 건가? 배우한텐 인터뷰도 연기라고 하긴 하지.
난 가장 솔직하고 당당 하려고 한다. 권상우란 이름을 한국 사람들이 다 아는데 숨기려고 해서 숨겨지나. 옛날엔 뭐 날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나. 그 때와 난 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늘 당당한 거고.

옛날에도 잘 생겼으니까 여자들이 알아보지 않았나?
뭘 잘 생기나. 좀 깔끔하게 생긴 거지. 아주 잘 생긴 얼굴은 아니고, 그 때도 느낌은 있었던 거 같다.

예전에 어느 중견 배우의 집에 간 적이 있다. 그 선배의 집이 당신이 옛날에 살던 집 옆이더라.
아. 뵌 적은 없는데 얘기만 들었다.

그런데 그 선배가 그러더라. 당신과 김태촌 씨가 함께 살았고 같이 운동하는 것도 봤다고.
정말? 그 분이?!

정말이다. 먼저 물어봐서 얘기해준 것도 아니다.
말 도 안 된다. 무슨 소리야. 나하고 운동을 같이 하다니. 말도 안 된다. 난 정말 그 사람을 모른다. 그게 다다. 좀 자세하게 얘기하면, 내가 일본 팬 미팅에 참여한다고 내 옛날 매니저가 나 몰래 도장을 찍은 적이 있다. 이 나쁜 놈들이. 그런데 일본 쪽 담당자는 야쿠자였던 거지. 결국 내 옛날 매니저와는 다른 것 때문에 멀어졌다. 그런데 일본에서 그 쪽으로 연락이 간 거지. 팬 미팅을 하기로 해놓고 왜 안 하냐.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내 핑계를 댄 거다. 권상우가 도장을 찍어놓고 안 하겠다고 한다고 했겠지. 그래서 일본 야쿠자가 한국의 조직 폭력배인 그 사람한테 연락을 했고, 난 전화를 받은 거지. 난 전화 받은 게 전부다. 뉴스에 나온 게 전부고. 난 본 적도 없고 그 사람을 알 리도 없고. 그 말씀 하셨다는 선배 분은 정말 어른이 아니네. 자기가 알지 못하는 걸.

실수한 거 같다. 괜히 오해를 만든 건가.
괜찮다. 난 나가서 얘기 안 하니까.

유달리 권상우에 대해선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다. 안 그래도 연예인은 구설수에 오르기 쉬운데.
사 람들이 그런 거에만 관심을 가지니까. 난 신경 안 쓴다. 나만 행복하면 되니까. 손태영 씨랑 둘이서 너무 행복하게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딱 전화가 온 거다. 그러더니 나보고 괜찮냐는 거다. 힘내라고. 어이 없지. 난 행복한데, 뭐야. 상관 없는데. 사람들이 나에 관해서 모든 걸 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게 문제다. 가까운 사람이든 멀리 있는 사람이든 말이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지 않나.
아 니다. 거꾸로 난 사람을 되게 잘 믿는다. 그래서 손해를 많이 본다. 원태연 감독님이 나한테 오시더니 그러더라. 너는 정말 사람이 좋다. 왜냐고 물었더니 그러더라. 넌 참 바르구나. 나를 겪어보니까 내가 남들 좋은 면을 먼저 얘기하더란 거다. 나쁜 점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난 누군가를 처음 봤을 때 좋은 점을 먼저 찾으려고 노력한다. 더 믿고 친해지려고 한다.

반대로 사람들은 권상우의 나쁜 면을 먼저 보려고 한다.
대중들의 심리니까.

권상우 이미지는 사실과는 다르게 많이 왜곡돼 있는 거 아닌가. 잘 놀러 다니고 여자 관계 복잡하고.
난 잘 놀지도 않았다. 나도 모델 생활을 했기 때문에 모델 후배들과 홍대에 놀러 간 적은 있다. 후배가 DJ도 하니까. 그 정도다. 아는 사람은 안다. 내가 잘 안 논다는 거. 솔직히 정말 많이 안 놀았던 거 같다. 나만의 목표가 있었거든. 나름대로 꽂힌 걸 열심히 했던 거 같다. 나 보면 술 담배 잘 할 거 같다고 하지만 난 담배를 피워본 적도 없다.

얘기를 잘 하니까 유들유들하게 보이는 구석도 있지.
말은 잘 하지. 그런데 옛날엔 말도 잘 못했다. 친한 친구들끼리 있을 때만 말을 좀 했나. 배우를 처음 시작했을 땐 낯도 가렸고. 그러다 일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생기니까 입이 뻥 뚫린 거 같다.

결국 너무 솔직담백한 성격이라 손해를 보는 거 같다.
그런 것도 같다. 내가 빨리 잘 된 편이잖아. 일본 시장에선 날 돈으로 보고. 주변에 날 돈으로 보는 사람들이 되게 많았다. 참 여러 사람이 있었다.

코스닥 시장을 취재하다 보면 권상우란 이름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권상우의 소속사가 어디에서 어디로 바뀌었다. 그러면 그 회사 주가가 오른다. 권상우란 이름이 이용당하는 거지. 알고 있었나?
뭐, 나쁘지 않네. 내 이름이 값어치를 한다니. 하지만 코스닥 얘기는 모르겠다. 무슨 얘긴지.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 배우가 되고 싶었던 건가.
정 말 하고 싶었다. 내가 군대를 일찍 다녀왔다. 덕분에 어릴 때부터 진로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연기를 하자고 생각했다. 딱 1년 만. 그러다 점점 욕심이 생기고 포기를 못하게 됐다. 그 때부터 내 꿈과 내 인생의 그림은 다 정해져 있었다. 모든 게 완벽하진 않아도 조금씩 다 맞춰져 온 거 같다.

그 그림이 어떤 건가.
일 찍부터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우리 나라가 싫었다. 하늘은 파랗고 바다도 파랗고 천연 잔디에서 축구를 하고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낚시를 하는 그럼 삶을 꿈꿨다. 그런 꿈을 이루기 위해서 난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거다. 지금은 욕심도 많지만 그건 다 그 꿈을 위한 거다. 그런 꿈이 없었다면 결혼도 쉽게 하지 못했을 거다. 나도 여러 사람이 아는 배운데, 결혼을 하면 잃는 게 많다는 거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연애 하면서도 안 한다, 결혼조차 안 한다고 거짓말을 하지.
난 아니다. 남들은 나랑 손태영 씨가 애가 생겨서 결혼을 한 걸로 오해하는데 모르는 소리다. 난 애를 갖고 싶었다. 애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좋아했다. 모든 그림이 지금까지 다 잘 맞았다. 내 그림 안에서 보면, 내가 연제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에너지가 안 떨어져서 좀 더 나이 먹을 때까지 연기를 하게 된다면 그 때까진 할 거다. 하지만 그 시기도 40대 초중반을 넘기진 않을 거 같고. 그렇다면 앞으로 10년이겠지. 그래서 지금부터 다른 걸 준비하고 있다. 큰 건 아니지만 내가 노력해서 재미를 느끼고 우리 가족을 위한 수입이 생기는 일이다. 그런 사업도 조만간 오픈 할 예정이다.

아.
내 가 아버지가 없이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나한테 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다. 내 자식에게 아버지와 함께 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 아버지한테 뭘 배웠고, 고기 잡는 것도 아버지한테 배웠고, 아버지와 함께 농구도 했고, 차도 처음 몰았고, 그런 거. 지금 내가 열심히 하는 것도 그런 꿈들을 위한 거다. 난 그렇게 낭만적으로 살고 싶다.

아버님께선 언제 돌아가셨는지.
내가 태어나고 6개월 있다 돌아가셨다. 그래서 더 내 자식한테 좋은 아버지가 돼주고 싶다.

사람은 자신이 갖지 못한 거에 대해서 결핍을 느끼게 돼 있다.
아쉬움 같은 거지. 그래서 그걸 채우고 싶고 채워주고 싶은 거다. 그러면 내가 못 받은 걸 보상 받을 수 있을 거 같고.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도 그런 결핍 탓이겠지?
외롭다. 사주를 봐도 난 그렇게 외로움을 많이 탄다더라. 난 혼자 있어도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 영화를 보든 운동을 하든. 사람을 만나도 술도 잘 못 마시는데 함께 있는 게 좋다. 커피숍에서 얘기하는 것도 좋고.

사람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 자체가 좋은 모양이다.
맞다. 어떤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게 나한텐 몹시 중요하다.
결혼은 무엇보다 깊은 관계지. 그런 사람들은 연애도 깊이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고 싶어하지. 그게 결혼이든 가족이든.
또 결혼을 하면 내 삶의 뭔가가 달라질 거라고 여긴다. 지금까지 나와는 다른 내가 될 거 같은.
나도 그걸 전제로 결혼을 했을지도 모른다.

권상우한텐 착한 남자의 얼굴과 나쁜 남자의 얼굴과 순수한 청춘의 얼굴과 터프 가이 얼굴이 다 있다.
그 래서 나도 내 얼굴이 좋다. 친한 배우들 가운데엔 잘 생긴 배우들이 참 많다. 장동건 선배가 원빈이나 승헌이나. 그런데 내가 그렇게 생겼다면 그래서 여러 가지를 못했을 거 같다. 난 나쁜 놈도 할 수 있고 어리어리한 놈도 할 수 있다. 해보고 싶고. 그게 내 실제 모습이기도 하다. 연기만 좀 더 상황에 맞게 잘 할 수 있다면 여러 작품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감독들이 보면 여러 가지 색깔을 입히고 싶어지는 얼굴이다.
나도 그런 좋은 감독들하고 작업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기회가 잘 닿지 않는 건 왜일까. 꽃미남 이미지가 있어서인가.
에이. 난 그저 깔끔하게 생겼지. 하지만, 여자들이 장동선 선배 얼굴보단 나처럼 생긴 얼굴을 더 좋아해. 뭔지 알지?

그게 진짜 매력인 건데.
내 아들도 나처럼 생겼다.

연기나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나?
그 럼 당연하지. 내가 노는 것처럼 보여도 정말 진지하다. 난 영화나 드라마가 결정되면 무조건 찾아가는 연기 선생님이 계시다. 사실 이게 나 정도 급이 되면 쪽 팔린 걸 수도 있거든. 거기 가면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고 그런다. 하지만 난 간다.

가서 무슨 얘기를 하나.
음료수 사 들고 가서 선생님이랑 시나리오 같이 보면서 이렇게 하면 좋겠다 저런 게 좋겠다 그러는 거지. 무슨 답을 얻어오는 건 아니다. 단지 그런 게 좋다. 대화를 한다는 거.

자신의 연기를 보면 어떤가?
솔직히 쪽 팔린 것도 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그 나름대로 재미있게 했다. 좋았다. <말죽거리 잔혹사>도 좋았다. <야수>도. 그런데 솔직히 <신부수업>은 보고 좀 쪽 팔렸다.

<신부수업>에선 뭐가 달랐나.
솔직히 감독님이 약간 미숙했던 거 같고 나도 잘 못했고. 좋은 분인데. 솔직히 감독은 현장에선 나쁘고 싸가지 없어도 된다. 현장에서 배우를 지배하고 영화를 잘 찍으면 된다. 배우도 마찬가지고.

스스로 더 나은 배우가 돼 가고 있다고 느끼나.
트릭적인 거.

테크닉?
테 크닉은 분명히 늘고 있다. 내 안에 그 모습이 있을 땐 그 모습을 꺼내는 재주는 늘었다. 하지만 감성은 어떻게 보면 옛날이 더 좋았던 거 같긴 하다. 가끔 내 안에서 어떤 인물을 꺼내는 게 힘들 때가 있다. 그런 힘은 옛날이 더 좋았다. 연기는 공부하는 것처럼 그렇게 늘고 그러는 건 아닌 거 같다.

연기를 오래 할수록 안에서만 인물을 찾아내는 게 어려워진다. 그래서 배우는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더라.
게 다가 유명해지면 더 어렵다. 이미지와 기대감이 생기고 그걸 깨는 것도 힘들어지고. 거꾸로 기대치에 부응하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고 작업하면서 감독한테 뭔가를 자꾸 요구하거나 편집실에 찾아가거나 하진 않는다. 난 그런 거 안 한다.

당신한텐 약속과 믿음이 중요한 거 같다. 당신 할 일을 다 하고 상대가 그 만큼 해주길 기대하는 거.
난 사람을 잘 믿는다니까. 매사 그런 거 같다. 그게 내 성격이고. 작업 할 때도 똑같다. 영화는 감독 거다. 배우는 그 안에서 잘 놀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가 매 장면에서 힘을 주면 야수가 된다. 내가 만족할 만큼만 하고 나머진 상대한테 믿고 맡긴다.

이 바닥에서 버티기가 쉽지가 않지? 권상우는 보이는 것과 다르다. 이런 말 하고 싶지 않나?
그래서 <무릎팍 도사>에 나갔잖아.

오늘 방송인가?
오 늘하고 다음 주까지 2주 동안 방송된다. 나 정말 성의 있게 했다. 방송사에 결혼식이며 신혼 여행 사진이며 동영상까지 다 보냈다. 어린 시절 사진도 몇 장씩 보냈고. 장모님한테 내가 쓴 편지, 손태영 씨한테 쓴 편지도 다 갖다 줬다. 내 느낌을 전해줬으면 좋겠다는 거지. 권상우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긴다. 결혼한 이유는 진실하다. 인간 권상우를 보여주려고 정말 최선을 다했다.

정말인가.
농담처럼 말하자면 난 스스로를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 권상우는 성격이 급하고 직설적으로 손해를 많이 본다. 일반인 성격으론 따봉인데. 성격도 진짜 좋고. 나처럼 재미있는 사람도 없을 거다. 그런데 배우로 살기엔 참 더러운 성격이다.

자신을 너무 정확하게 보고 있는 거 아닌가.
그래서 사람들한테 인간 권상우를 보여주려고 했던 거다. 자기 소신도 있고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애구나. 그걸 전달하고 싶었다. 악플에 대처하기 보다는.

그러고 보면 스타 권상우나 배우 권상우에 대해선 말한 적이 있어도 인간 권상우에 대해선 무심했다.
내 인생을 돌이켜 보면, 난 스물 세 살에 제대해서 스물 다섯 살부터 배우를 했다. 지금이 서른 넷이니까 9년 밖에 안 했다. 무명부터 하면 10년이 넘긴 하지만. 그나마도 대중들이 나에 대해 아는 건 클라이맥스에 올라간 7년 정도다. 내 인생 전체에서 봐도 배우를 한 기간은 앞으로 살 날을 생각해도 1/5도 안 될 거다. 배우로서 산 내 인생보다 내 인생, 그 사람의 인생 자체가 더 중요한 거다. 옛날 가수 이승진처럼 그냥 그 때 그런 가수가 있었다 정도로 기억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 얘길 하니까 마음에 와 닿는다.
안 그런가? 배우란 건 단지 그 당시에 했던 무엇이지. 어쩌면 나중이 되면 정말 내 인생에서 봤을 때 배우란 직업은 하나의 해프닝 밖에 안 될 수도 있고. 그러니까 당연히 인간 권상우의 삶이 더 중요한 거지.

사람들은 배우 권상우의 어떤 모습만 영원히 기억할 거다.
그래서 나중엔 한국에 안 올 것도 같다. 내가 초라해지더라도. 거꾸로 잘 살고 있어도. 막연하게. 한국에 안 살 거 같다.

이미 당신 부부는 졸리나 피트처럼 유명해졌다. 졸리나 피트처럼 잡지에서 사진도 엄청나게 찍었고.
좀 다르지. 그들은 그럴 만 하지. 돈도 엄청나게 받았잖아. 만약에 그들만큼 우리한테도 합당한 돈을 준다면 나도 우리 아이 사진을 공개할 거다. 사생활이 노출되는 대신 그들에겐 그만한 대가가 주어지니까. 우리 나라에선 그게 아니잖아. 한국의 연예계는 그렇게 안 돌아간다. 난 1년에 CF를 7개씩 찍은 적도 있는데, 지금은 거의 없다.

아, ''페이스 숍''하고는 경영진과 개인적인 친분도 있지 않았나.
난 아시아 6개국 팬 미팅을 다 돌아줬다. 돈도 하나도 안 받고 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안 해줬을 거다. 난 내가 하고 있는 광고니까 최선을 다 해준 거다. 지금, 별 말도 없다. 나랑은 생각이 다른 거지. 아무리 돈이 많거나 그래도 난 그런 건 싫다. 솔직히 난 지금 먹고 살만 하고 건방진 게 아니라 열심히 일하고 있고. 내가 충분히 행복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 갖고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

요즘 운동은 열심히 하나.
이제서야 다시 시작했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찍을 땐 죽어가는 아이라 일부러 안 했다. 좀 나태해진 것도 있고.

몸을 관리한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근면한단 얘기다. 자길 이긴다는 뜻이고.
힘 들지. 운동하기 싫은데 억지로 할 때도 많다. 내가 스스로 인정하는 건 그래도 내가 나를 이겨낸다는 거다. 아까 짬뽕 먹는 거 봐서 알겠지만 난 음식 조절은 안 한다. 대신 운동을 하면 남들 두 시간 동안 할 운동량을 한 시간 동안 할 정도로 열심히 한다. 거의 안 쉰다. 나랑 같이 운동하면 못 따라온다. 죽어라 한 시간 동안 운동하고 샤워하러 간다. 그렇게 10년 넘게 했다. 요즘은 일주일에 3일 정도 하나.

<숙명> 때 몸을 많이 보여줬지.
<숙명> 땐 제대로 보여준 게 아니었다.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기도 한데 어쩌다 보니까 몸이 완전하지 않을 때 자꾸 노출을 하게 되는 거 같다.

<더 누드>라는 일본 화보집을 내지 않았나? 최근에?
그 것도 바빠서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하고 찍은 거다.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요즘은 특히 아들 때문이다. 난 내 아들이 스무 살이 돼도 지금 같은 몸으로 함께 뛰어다니고 싶다. 그런 욕망이 있다. 진짜 나중에 언제 어딜 봐도 권상우는 항상 자신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손태영 씨와 연기 얘기는 안 하나.
전혀. 내 시나리오도 전혀 안 읽는다. 일할 땐 전화도 안 한다.

그런 얘기는 송승헌 씨와 자주 할까. 그럼?
농담처럼 얘기하지. 내가 승헌이한테 자주 농담을 한다. 넌 얼굴도 잘 생기고 다재다능하고. 넌 연기만 잘 하면 된다고. 친하니까 서로 장난치는 거지.

드라마도 곧 시작하지 않나? <신데렐라맨>? 1인 2역이라고 들었다. 개런티 두 배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고생스럽지. 더는 안 주고 깎으려고 하던데?

깎으려는 명분이 뭔가. 권상우 씨가 요즘 흥행이 좀 안 됐다? 결혼했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게 있는데.

결혼과 가족은 권상우란 사람의 이미지를 바꿔놓았다.
젊 은 배우들 중엔 빨리 한 거지. 그래서 우리의 행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들 신경 안 쓰는 것처럼 굴지만 결혼하고 싶어도 안 하는 사람도 많다. 난 전혀 새로운 아이콘이 되고 싶다. 지금 내 바람은, 브란젤리나처럼은 될 수 없겠지만, 손태영 씨와 나는 아기와 함께 작품에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성실한 남편과 성실한 아빠로, 또 아빠 같지 않은 젊은 남자로 그렇게 보이고 싶다. 때론 파파라치한테 멋진 사진도 찍히고 싶고. 가식적인 게 아니라 솔직히 그런 모습으로 대중들한테 기억되고 싶다.

무엇보다 당신은 어떻게 하면 스스로 행복한지 알고 있는 거 같다.
난 원래 아기도 워낙 좋아했다. 결혼도 빨리 하고 싶어했고. 정말 말들도 많은데. 난 정말 손태영 씨가 아기 가졌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엄마한테 바로 전화해서 그랬다. 나 결혼해요. 아기 가졌어요. 그렇게 얘기했던 사람이다. 그게 마치 거짓말쟁이처럼 만들어지고, 자기네가 그렇게 욕해놓고 다른 말을 하면 또 말을 안 했다고 그러는, 그런 상황은 싫다. 누가 뭐래도 난 지금 행복하다. 정말이다.

Posted by isss :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쓰네요.

이 블로그 시작하고 이렇게 오랫동안 글이 안올라온적이 없었는데...
일주일여 인터넷 하기가 쉽지 않은 곳에 있다보니, 어쩔 수 없이 블로그도 방치해두고 아무런 소식도 어떤 내용도 쓸 수 없었습니다.

중간중간 큰 뉴스들을 듣기는 했습니다. 지난 주 참 많은 일이 있었더군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충격으로 온 것은 역시 최진실 자살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돌아가는 세상의 모습은 아름다워보이지 않습니다. 루머를 만들어냈던 당사자의 태도도 그렇고, 이것을 악플로 몰아가는 모습도 그렇습니다. 정치권은 이때를 기회로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입법을 하려고 있고, 유족은 '최진실법' 사용을 금지해 달라고 했다고 하죠. 장례식장에서 기자들은 하이에나처럼 연예인들을 향해 달려들고 셔터를 누릅니다. "소감"은 당연히 묻지요. 악플만큼이나 기사들은 확대되고 추측되어 보도되었습니다.

사실 악플보다 기자들의 기사가 더 큰 유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채"루머도 악플이 원인이 아니라 증권가의 찌라시에 나왔던 내용이었습니다. 리플로 허황된 루머가 돌더라도 그것을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워낙 기상천외한 이야기도 많거니와 그것을 다 읽어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악플에 있는 가정은 그렇게 묻힐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기자가 그대로 활자화해서 보도를 한다면 악플과는 다른 파워를 가집니다. 많아야 100명이 보게될 악플이 최소한 수만명 많게는 수십/수백만명이 알게될 내용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사채'보도를 비롯해 다양한 루머들은 기자들을 통해 보도되고 확대되고 있습니다.

리플을 중계해서 보도하는 듯한 기사가 요즘 무척 많습니다. 악플은 바로 그 기사였습니다.

PS. 장례식장 기자 취재는 제발 막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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